– 인천시립교향악단 (vn. 양인모)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20/08/06] 33. 한화와 함께하는 2020 교향악축제

 세 번째 교향악 페스티벌 관람이자 가장 오래 기다려온 가장 사랑하는 영접일!
봄에도, 그리고 연기 후 다시 문을 연 이번에도 손을 떼고 표를 구했다.

일단 이 공연에서 티켓을 뽑고 그다음에 다른 공연.

협연이 바버를 이기니까 오인모니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한다.

실연으로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곡이라 궁금하기도 했고.

그런데 공연일 새벽부터 출근할 때까지 비가 얼마나 왔는지, 빗소리에 일어나서 이러다 공연 취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구 퍼부어서 코스프레도 포기하고 오늘은 무사히 출근해서 무사히 귀가하는 것이 목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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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가서 점심무렵부터 비가 그치고, 퇴근길에는 푸른 하늘과 찰랑찰랑의 마루가… 아, 멋쟁이… 어흑

이병욱 지휘자와 악장님이 오전에 성남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도 하고 오셔서 체력이 좋네, 하루 연주 두 개라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곡은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장마가 한창일 때 이 중후하고 차분한 음악을 대규모 편성으로 듣다 보면 최 씨를 만날 생각에 한없이 설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리고 오늘 연주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하늘.

흰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의 인모님 등장 진덕인 나는 올해 인모니 자원봉사를 갈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이렇게 공연장에서 보는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휘자와 마주앉아 피식 웃기 시작한 1악장. 역시나.생각했던대로우아하고유려하고깨끗한연주.다소신중하게시작한1악장.마스크 속 연예인은 이미 올라가는 곳에 올라와 있어 눈을 뗄 수 없는 연주.언제 봐도 편하고 간단해 보이는 보잉에 강하지 않은 비브라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제2악장을 지나서 기다리고 있던 제3악장.3악장 들어가기 전에 손뼉을 치며 호흡하고 달리기 시작하는 인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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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알아? 이건 바가 아니고 바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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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모니답게 질주하는 3악장. 와우후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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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인천시향이 양인모 바이올리니스트의 템포에 맞춰 함께 달려주는데 “오오 대단해!
”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마음껏 달려주다니, 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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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완전히 칼을 아니, 활을 갈았군요.인모니!
게다가 때때로 그렇게 지휘자님과 마주앉으며 씩 웃는다고 보는 덕후는 심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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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제3악장이 끝나고 당연하게 외칠 수 밖에 없는 돌고래의 고음에 물개의 박수 자카 자카 자카 자카 자카 자카 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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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주는 대만 파바효 이래 오랜만에 내가 인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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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모니도 연주가 끝난 후 오케스트라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감사의 인사를. 아니 인천시향이 이렇게 잘하는 오케스트라였나? 깜짝 놀랐어 진짜

앙코르 곡은 카한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23-5. 봉사 연주로 들었는데 역시 예당에서 들으면 더 멋지다.

피아노의 하모니를 바이올린으로 표현하기가 힘든데 인모니는 그걸 항상 쉽게 그리고 화려하게. 심지어 마지막 엔딩 대박!
아니, 진짜 이러면 덕후들한테 심쿵사 해달라는 거죠. 다 죽이자는 거죠.발을 동동 구르며 객석을 바라보며 끝나는 엔딩이라고?!
이건 18년 6콘홀 부바협 커튼콜 때 브이래 최고의 잔망 엔딩?!
꺄아아아아아!
이건 꼭 집에 가서 재방송부터 박제로 해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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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1부 공연만 다시 보는 거에요? 예단이 왜 그래요? 네네네네?? 인모니의 항공샷이 굉장히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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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때 덕진분들, 지인분들과 함께 로비에서 만나 광분하면서 인사.객석 반응을 보니 나만 광분한 게 아닌 것 같아. 강렬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씨의 교향악축제 데뷔.

2부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흥분이 지나쳐 2부에 졸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너무 흥분해버리면 더 똘똘. 게다가 인천시향 정말 이렇게 잘 부르는 오케스트라였어요? 이병욱 지휘자님은 예전에 여러 번 다른 오케스트라로 알려진 것을 보셨는데, 역시 상임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맞으면 이런 연주가 나오는구나.오늘 공연은 1부 협연만을 기대했는데 솔직히 2부는 아무 생각 없이 온 것이었는데 인천시향이 이렇게 탄탄한 사운드를 들려줄 줄은 몰랐다.

국내 오케스트라의 현악은 탄탄하지만 관악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인천시향은 관도 제법 탄탄한 소리를 들려주고.올해 코로나 때문에 대면 공연이 모두 취소됐으니 교축에 올인했나 하는 생각도. 아무튼 다음 공연이 궁금한 오케스트라를 발견.오전에도 공연하고 오신 지휘자분, 체력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3악장이 끝나고 다리에 쥐가 나서 한동안 4악장을 시작하지 못했다.

앞자리에 앉아서 쥐었다고 하시는 걸 다 들은 저는 그래서 잠깐 들어갔다가 나올 줄 알았는데, 잠깐 서 있다가 바로 4악장 연주를. 악장은 첫 곡만 연주하고 협연 때는 들어와서 협주곡을 연주하지 않았지만 지휘자는 계속 지휘를 하니 아무래도 힘들었던 것 같다.

인천시향이 연주도 잘했지만 지휘자님이 뻣뻣한 다리로 다리를 절며 지휘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니 투철한 직업정신에 대한 경의와 감동이 절로 느껴진다.

심지어 앙코르까지 해주셨다면서요?오와우, 정말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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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끝나고 주차장 쪽으로 갔는데 이미 나와 있는 인모니.오랜만에 협연하기 때문에 팬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선물만 금방 주고 나온다.

어수선한 가운데 궁금했던 질문들 오늘 선곡은 누가 하신거죠?아,제가먼저하자고했어요라는대답.역시이번축에서실력을발휘하겠다는의지가담긴선곡이었구나.2부 라흐마니노프를 생각해 앙코르 곡을 골랐느냐는 덕친 씨의 질문에는 아닌 줄 알았다고 답했다.

신의 한 수였어요 그 앙코르

그저께의 당황한 교축과는 정반대의 연주.흥분이 너무 높아서 또 날이 새겠지.

날림 음악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