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줄리앙전 – 그리고 거기

2023년 12월 30일에 본 전시회

기사가 이제야 게시되었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전시였습니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해볼 생각에 더 관심이 갔다.

평소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라 재미있게 보고 싶어서 미리 검색을 해봤는데 만족스러운 후기와 재밌는 후기가 많아서 바로 예약했습니다.

보는 작품.

장소: 동대문디지털프라자

수도권에 와서 많이 가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동대문도 가볼 수 있었다.

전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습니다.

작가에 대한 정보 없이 전시를 보았지만 장 줄리앙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은 갔다.

처음에 벽에 그린 스케치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점차 작가가 직접 그렸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도 전시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림을 보며 처음에는 실력은 없지만 재치로 유명한 작가인가 싶었는데 그 생각은 정말 잠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서 이 사람이 그림을 잘 그리고 스타일과 개성이 강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장 줄리앙이 실제로 사용하고 함께 전시한 노트에는 그가 일상에서 보고 느끼고 기억했던 것들이 작가의 섬세함과 유희,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와 글로 표현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모든 악보의 한 면만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으로도 전시된 많은 상업 삽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전시 초반에는 사방에 스케치 같은 종이들이 그리드 형태로 놓여 있었다.

스케치는 전시의 다음 섹션으로 넘어갈 때마다 완성되어 전시가 끝날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전시할 때 어떻게 작품을 배치하고 섹션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밑그림에 불과했던 도면에 채색을 하고 실제 사용했던 공책, 표지, 굿즈 등으로 완성했을 때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작가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삽화였지만 유화가 가장 좋았다.

일러스트의 색감을 입혀보면서 느꼈는데 장 줄리앙이 색감을 정말 잘 표현해주네요.

뭔가 소박하고 디테일하며 비어있지만 꽉 차 있고, 유화가 전시된 구석에는 벽의 컬러도 핑크로 분류되어 유화와 너무 잘 어울려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나처럼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유화가 인상적이다.

유화가 인상 깊어서 다시 둘러보았다.

전시가 끝나고 굿즈가 팔렸는데 시간이 있으면 다 사서 소장하고 싶었지만 참다가 엽서만 샀다.

일러스트와 유화를 고민하다 장 줄리앙 느낌이 나는 일러스트로 결정했는데 유화도 샀어야 했네요.

짧은 시간에 문화 활동을 마쳤습니다.

밖에 전시가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는데 사진으로만 보는 것에 안주해야 해서 아쉬웠다.

정말 만족스러운 전시였습니다.

그리고 드로잉이라는 새로운 취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